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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윤리적소비를 실천하는 천안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 목 세월호 사고에 대한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성명
작성자 MOoN 등록일 2014-04-28 조회수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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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단원고등학교 아이들을 어이없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잃었습니다. 귀농의 꿈을 안고 제주로 향하던 한 가족의 꿈과 회갑을 맞아 제주여행길에 나선 50년 지기 친구들의 우정도 세월호와 함께 바다 속에 잠기고 말았습니다. 4월 16일 사고 소식을 접한 이후 지금 이 시각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갔습니다. 혹시나 하는 초조함과 비통함에 소리 없이 통곡하고 있는 나라 전체가 재난지역입니다.

할 수 만 있다면 사고가 발생하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것이 온 국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것임을 알기에 우리는 일사분란하고 체계적인 구조 활동과 피해가족에 대한 따뜻하고 배려 깊은 지원을 바랬습니다. 하지만 승선자들을 버리고 탈출한 선원들의 만행이 드러나고, 해경과 재난대책본부, 정부 각 부처, 청와대를 망라하여 너나 할 것 없이 범정부적으로 표출된 무능력과 무책임함을 적나라하게 목격하면서 그리고 고위 당국자와 일부 정치인들의 몰지각한 언행들을 접하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절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밖에 될 수 없었는가, 왜 우리 사회는 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는가하는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으로 우리의 입장과 의견을 밝힙니다.

1.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공포의 시간을 끈질긴 생명의 힘으로 견디고 돌아올 그들을 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힘이 닿는 한 비탄에 빠진 이들을 지원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2. 현재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이번 사고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상처와 충격을 받은 모든 이들을 지지하며 회복을 돕는 일입니다.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된 모든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가 합심하여 생존자,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들의 가족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센터를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설치,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3. 지금도 현장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물속으로 향하는 구조 잠수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안전하게 끝까지 구조작업에 임해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드립니다. 그리고 정부는 아낌없이 이분들의 구조 활동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4. 정부에 요구합니다. 이번 사고의 발생 원인과 선원, 선사의 책임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실을 규명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사고 발생 이후의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부실한 구조체계, 재난관리체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조사, 수사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이 있는 자와 공직자, 기관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법적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입니다.

5. 정치권에 요구합니다. 이번 사고의 발생 이후의 전 과정을 살펴볼 때 현 정부가 제대로 사고 수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는 고사하고 의지가 있는지조차 근본적으로 의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검찰이 맡게 될 사건에 대한 수사와는 별도로 국회 차원의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하여 정부차원의 조사와 수사과정을 감시하는 한편 사고의 원인과 대처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과오와 책임, 재난관리체계 전반의 문제점을 낱낱이 밝히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보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종 재난에 대처하는 체계와 법률, 제도를 정비하고 실효성 있게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는 봐서는 안 될 것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서는 안 될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기업의 비윤리적인 경영 행태, 존경할 만한 직업윤리의식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양심도 없을 것 같은 생존 선원들의 믿기지 않는 행동과 언행,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우리들의 정부와 부실하기 짝이 없는 재난관리체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거짓말과 핑계, 회피로 일관하며 면피와 자리보전에 급급한 공직자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일신의 욕심에 사고 현장을 기웃거리거나 망언을 일삼는 정치인들,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 언론. 부끄럽고 개탄스럽지만 이것이 우리 사회의 실상이고 속살이라는 것을 이제는 정면으로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어떤 나라를 물려주어야 할지 고뇌가 깊어지는 시절입니다. 부디 우리의 소망과 외침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세월호 사고로 인해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생존자의 회생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2014년 4월 24일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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